분명히 예약할 땐 이 가격이 아니었는데

분명히 예약할 땐 이 가격이 아니었는데

처음 견적과는 달랐던 청소 현장

얼마 전 마곡 쪽으로 오피스텔을 옮기면서 입주 청소를 불렀다. 처음 계약할 때까지만 해도 원룸 기준 15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더 저렴한 곳도 있었는데, 너무 싼 곳은 좀 미심쩍어서 중간쯤 하는 가격대인 곳을 골랐다. 업체 사장님은 전화로 꽤나 자신 있게 말했고, 나 역시 별문제 없을 거라고 믿었다. 당일 아침, 비번을 알려주고 나는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차피 3시간 정도면 끝나겠거니 싶어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업체에서 사진이 몇 장 날아왔다. 환풍기랑 창틀에 먼지가 너무 많아서 기본 가격으로는 진행이 어렵다는 소리였다. 처음 계약금으로 3만 원을 걸었는데, 갑자기 10만 원을 더 추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게 소위 말하는 현장 추가 요금이라는 건가 싶어 머리가 멍해졌다.

선택권이 없었던 당일의 난감함

이미 이삿짐센터 트럭은 오기로 되어 있고, 청소가 안 되어 있으면 당장 그날 밤을 지낼 수가 없는데 대체 무슨 방법이 있겠나. 그냥 알겠다고 하고 추가 비용을 입금했다. 그런데 막상 청소가 다 끝났다고 해서 들어가 본 집은, 솔직히 말하면 내가 직접 해도 이 정도는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틀 구석에는 여전히 까만 먼지가 뭉쳐 있었고, 화장실 배수구 쪽은 머리카락이 조금 껴 있었다. 이게 25만 원짜리 청소인가 싶어서 조금 허탈했다. 나중에 비슷한 처지의 친구한테 물어보니 자기도 대구에서 이사할 때 똑같은 일을 겪었다고 했다. 입주 청소 장비가 전문적인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그냥 청소기랑 세제 들고 와서 쓱쓱 닦는 수준인데 왜 가격은 고무줄처럼 변하는지 모르겠다.

신축이라 믿었던 순진함

신축 오피스텔이라 그냥 간단하게 닦기만 하면 될 줄 알았던 내 판단이 잘못이었을까. 분진이 많아서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들려오면 사실 반박할 근거가 없다. 준공 청소가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그렇다는데, 그게 내 탓도 아니고 집주인 탓도 아닌 것 같고 그냥 내가 온전히 그 비용을 다 뒤집어쓴 기분이다. 친구 말로는 차라리 그 돈 아껴서 다이소에서 청소 용품 잔뜩 사고 주말에 며칠 고생하는 게 나았을 거라고 했다. 물론 몸은 힘들었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 보이는 곳은 확실하게 닦았을 테니까. 요즘은 AI니 뭐니 해서 스마트홈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고 광고하는데, 정작 사람이 들어가기 전 단계인 청소 시장은 왜 이렇게 아날로그하고 불투명한지 모르겠다.

찝찝함이 남은 결과물

사실 불만을 강하게 제기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냥 좋게좋게 넘기기로 했다. 어차피 다시 부른다고 해서 걔네가 내 집을 갑자기 명품처럼 닦아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냥 대충 다시 닦고 말지 싶었다. 퇴거할 때도 반려동물 때문에 특수 청소 비용을 엄청나게 물어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가 나중에 나갈 때도 집주인이 이런 청소 업체를 불러서 청구하면 꼼짝없이 당하겠구나 싶어 조금 걱정이 됐다. 오늘 겪은 일을 돌이켜보면, 청소 서비스는 그냥 운이 좋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좋은 업체를 만나면 다행이고, 아니면 그냥 내 돈 내고 내가 다시 청소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운 것 같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결국 청소가 다 끝난 뒤에도 개운하지는 않았다. 내가 돈을 쓴 건지, 아니면 일종의 서비스 이용료라는 명목으로 누군가의 노고에 기부한 건지 헷갈렸다. 다음번에는 무조건 지인 소개를 받거나, 아니면 아예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직접 청소하는 쪽을 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막상 이사 날짜가 다가오면 또 귀찮아서 업체를 찾고 있을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입주 청소라는 게 참, 매번 겪으면서도 매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이쯤에서 잊기로 했다. 이미 돈은 나갔고, 집은 청소가 되었으니 된 거겠지. 그래도 다음번엔 확실히 계약서에 뭘 적든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말뿐이겠지만.

댓글 3
  • 정말 답답하셨겠네요. 제가 이사할 때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대로 된 청소를 받기 위해선 업체 선정 시 꼼꼼하게 확인해야겠어요.

  • 창틀에 먼지가 정말 많았네요. 청소비 비교할 때 이런 부분도 신경 써야겠다 싶어요.

  • 청소기랑 세제만 들고 쓱쓱 닦는 수준인데, 집주인이 나가는 날에도 같은 문제 때문에 돈을 더 내야 할까봐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