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평 이사 견적 뽑다가 진이 다 빠져버린 이야기

32평 이사 견적 뽑다가 진이 다 빠져버린 이야기

지난달부터 은평구 쪽으로 이사를 준비하면서 든 생각은 ‘왜 이사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인가’ 하는 거였다. 32평 아파트 포장이사를 알아보는데 어디는 150만 원을 부르고, 어디는 220만 원까지 올라가니 기준을 도통 잡을 수가 없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이사업체 순위나 후기들을 며칠 밤낮으로 들여다봤는데, 보면 볼수록 다 광고 같아서 나중에는 그냥 뇌를 비우고 연락했다.

견적 보러 오신 분들의 묘한 기싸움

견적을 받으려고 집에 세 군데 정도 업체를 불렀다. 다들 비슷하게 7.5톤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고 하시는데, 한 분은 “짐이 너무 많아서 사다리차 없이는 절대 안 된다”고 하셨고, 다른 한 분은 “요즘 이 정도는 그냥 엘리베이터로도 충분하다”고 하셨다. 말은 다 맞는 것 같은데 내 입장에서는 10만 원이라도 아끼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닌가. 결국 사다리차 비용을 추가하면 200만 원 가까이 훌쩍 넘어가는데, 이사 한 번 하는 데 무슨 돈이 이렇게 많이 드는지 모르겠다. 짐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버릴 것들을 골라내는데, 그것만 해도 거의 3일은 꼬박 걸렸다.

손 없는 날은 역시나 하늘의 별 따기

다들 ‘손 없는 날’에 이사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지 내가 예약하려던 날짜는 이미 두 달 전부터 차 있었다. 결국 평일 중 애매한 날로 잡았는데, 업체 사장님이 “그날은 좀 한가하니 더 신경 써주겠다”고 말씀하시긴 했다. 근데 사실 그런 말은 그냥 영업 멘트라는 걸 경험상 알고 있다. 예전에 한번 보관이사 할 때도 엄청 친절하게 말하던 분들이 막상 당일 되니 짐을 막 던지다시피 옮겨서 속이 상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엔 제발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짐 싸기 전날의 이 알 수 없는 피로감

이사가 며칠 남지 않은 지금, 거실에 박스들이 쌓여 있는데 이걸 대체 언제 다 정리하나 싶다. 입주청소까지 따로 부르려니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충 알아본 바로는 32평 기준으로 4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를 부르는데, 청소 업체도 워낙 복불복이라 고민이다. 꼼꼼하게 해주는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찼고, 당장 가능한 곳은 후기가 좀 애매해서 그냥 내가 대충 쓸고 닦아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몸은 몸대로 축나고, 도대체 이사는 왜 이렇게 자주 다녀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다들 어떻게 이사를 마무리하는 건지

주변 친구들은 그냥 제일 비싼 데 부르면 마음 편하다고 하는데, 비싸다고 무조건 잘해주는 것도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예전에 친구가 이름 있는 큰 업체 불렀다가 신입들이 와서 가구 다 긁어놓은 걸 본 적이 있어서 더 걱정이다. 그냥 이번에 예약한 업체 사장님이 제발 성실하신 분이길 바랄 뿐이다. 짐 정리하다 보면 또 필요 없는 게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버리는 게 반인 것 같다. 이사 끝나고 나면 또 정리하느라 한 주를 다 보낼 텐데 벌써부터 어깨가 아픈 것 같다.

결국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오늘도 또 짐을 싸다가 잠시 멈추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생각했다. 7.5톤 이사라는 게 생각보다 진짜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걸 한꺼번에 다 옮기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사할 때 간식도 챙겨주고 한다는데, 나는 그냥 제발 흠집만 내지 말아 주십사 하는 마음이다. 내일은 잔금 치르고 뭐하고 정신없을 텐데, 제발 비만 안 왔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사가 다 끝나고 나서도 제대로 된 상태일지, 가구 위치는 딱 맞을지 지금으로선 알 방법이 없다. 그냥 무사히 짐만 다 옮겨지면 그걸로 만족해야지 싶기도 하다.

댓글 2
  • 7.5톤 이사량 자체가 정말 대단하네요. 제가 몇 번 이사할 때마다 짐의 양을 생각하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 같아요.

  • 사다리차 비용 때문에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저도 이사할 때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