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업체에 맡기려고 했다
이사 날짜가 잡히고 나서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게 바로 청소였다. 예전에는 그냥 대충 닦고 들어갔는데, 이번에 옮기는 곳이 송파 쪽 오피스텔이라 그런지 화장실 타일 사이사이에 낀 곰팡이가 유독 눈에 거슬렸다. 지인들이 대치동이나 천안아산 쪽 입주청소 업체들 견적을 좀 받아보라고 하길래 몇 군데 전화를 돌려봤는데, 기본적으로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는 부르더라. 물론 오피스텔 면적이 작아서 그나마 이 정도지, 조금 더 넓었으면 비용이 훌쩍 뛰었을 것 같다. 상담해주시는 분들은 전문 장비로 스팀 청소도 해주고 구석진 곳까지 싹 다 케어해준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 비용을 주고 맡기는 게 맞는 건지 아리송했다.
직접 청소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고민하다가 그냥 내가 직접 하기로 했다. 사실 돈이 아까운 것도 있었지만, 남이 하는 청소 스타일을 내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예전에 어디선가 듣기로는 입주 청소 업체 불러도 나중에 결국 다시 닦아야 하는 구석이 꼭 생긴다더라. 유튜브에서 원룸 화장실 청소하는 법을 몇 번 돌려보고 다이소에서 독한 세제 몇 개를 샀다. 락스랑 곰팡이 제거제까지 해서 만 원도 안 들었으니까, 업체 비용이랑 비교하면 경제적으로는 확실히 이득이다. 하지만 청소 도구 챙겨서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차 싶었다. 생각보다 기름때가 더 눌어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5시간 동안 이어진 끝없는 물청소
오후 2시쯤 시작해서 7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일단 옷장 정리는 엄두도 못 내고 화장실이랑 주방 싱크대 붙들고 씨름했다. 생각보다 줄눈에 낀 물때는 락스를 뿌리고 한참을 불려둬야 했다. 좁은 공간에서 세제 냄새를 계속 맡고 있으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럴 때 로봇청소기나 스팀 청소기가 있으면 좀 편하려나 싶어서, 며칠 전 LG전자 베스트샵에서 봤던 프리미엄 가전들이 떠올랐다. 요즘은 구독 서비스도 잘 되어 있어서 초기 비용 부담이 덜하다던데, 진작 알아볼 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들더라.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나는 땀범벅이 된 채로 타일 사이를 솔로 벅벅 문지르고 있었다.
옷장 정리와 매트리스의 늪
화장실 청소를 겨우 마치고 나니 이제는 옷장이 문제였다. 전 세입자가 옷을 어떻게 썼는지 모르겠지만, 안쪽 구석에 미세한 먼지가 계속 묻어나왔다. 물티슈로 다섯 번은 닦아낸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난감했던 건 기존에 있던 매트리스였다. 보통 매트리스 청소는 전문 업체가 아니면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그냥 진공청소기로 먼지만 빨아들이는 게 최선이었다. 이 정도면 그냥 싼 티 나더라도 새 커버를 씌우고 쓰자 싶어 대충 마무리했다. 내가 한 게 맞나 싶은 의구심이 들었지만 더는 에너지가 남지 않았다.
다시는 직접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이제 짐을 거의 다 옮겼는데, 여기저기 닦아낸 곳마다 물자국이 남은 걸 보니 조금 속상하기도 하다. 돈을 썼으면 아마 이렇게 물자국이 남진 않았겠지. 그렇다고 업체가 완벽했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예전에 단기임대 나갔을 때 청소비 문제로 집주인이랑 사소한 언쟁을 했던 기억이 난다. 퇴실할 때 청소비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계속 트집을 잡아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었다. 결국 내가 직접 한 게 돈은 아꼈어도 내 시간과 체력을 다 갉아먹은 셈이다. 다시 이사를 한다면 그때는 정말 고민하지 말고 그냥 돈을 써야 할지, 아니면 이번처럼 몸으로 때우는 게 나은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곰팡이 제거제 쓰다가 락스랑 섞어버렸네, 정말 위험한 실수였어. 조심해야겠다.
옷장 먼지 때문에 진공청소기만 쓰려다가 결국 물티슈로 다섯 번이나 닦아내고… 정말 힘들었네요.
유튜브 영상 보면서 봤는데, 미세먼지로 청소 도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