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틀 닦다가 결국 업체를 불렀는데

베란다 창틀 닦다가 결국 업체를 불렀는데

시작은 그저 물티슈 한 통이었다

처음엔 그냥 가벼운 마음이었다. 이사를 온 지 벌써 3년이 넘었는데, 생각해보니 베란다 창틀을 제대로 닦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어느 날 아침, 창문을 살짝 열었는데 먼지가 뭉쳐서 바람에 날리는 걸 보고 ‘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다이소에서 산 물티슈를 한 통 들고 결기 있게 베란다로 나갔다. 그런데 웬걸, 10분쯤 닦았나? 손가락 끝이 시꺼멓게 변하고 샷시 구석진 곳에 박혀 있는 찌든 때는 아무리 문질러도 요지부동이었다. 이건 그냥 먼지가 아니라 퇴적층 같은 느낌이었다. 결국 그날은 반쯤 닦다가 포기하고 창문을 닫아버렸다. 왠지 찝찝한 마음을 안고서.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웠던 샷시 청소

며칠 뒤, 퇴근하고 돌아오니 낮에 창문을 열어둔 탓인지 집안에 미세먼지가 가득한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창틀 청소가 단순히 걸레질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요즘 유튜브 보면 청소 업체들은 무슨 장비를 쓰던데, 내가 하는 건 고작 물티슈로 겉면만 훔치는 수준이니 깨끗해질 리가 없지. 특히 아파트가 10년이 넘어가니 샷시 레일 틈새에 낀 이물질은 마치 콘크리트처럼 굳어 있었다. 가끔 울산이나 순천 같은 곳에 사는 지인들이 업체 불러서 해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는 ‘그걸 왜 돈 주고 해?’라고 생각했던 내가 참 순진했다 싶다. 베란다 창틀뿐만 아니라 실외기 공간 쪽은 정말 엄두도 안 났다. 비둘기 흔적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싶어 커튼을 치고 보지도 않았는데, 막상 맘먹고 청소하려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결국 동네 청소업체를 알아봤다

고민 끝에 인터넷으로 동네 근처 청소 업체를 검색했다. 입주 청소 전문이라는 곳이 많았는데, 굳이 집 전체를 다 할 건 아니고 베란다랑 창틀만 집중적으로 해주는 곳을 찾기가 의외로 쉽지 않았다. 몇 군데 전화를 돌려보니 견적도 천차만별이었다. 대략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를 부르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주춤했다. 어떤 곳은 ‘창문 탈거는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라고 해서 멈칫했다. 그냥 닦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유리창을 빼내야 한다니, 작업 과정을 생각하면 당연한 건가 싶기도 하고. 군산이나 대전 같은 지역 카페 글들을 좀 읽어보니, 청소 범위에 따라 업체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글들이 많았다. 결국 나는 후기가 적당히 섞여 있고, 전화 받았을 때 사장님 목소리가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했던 곳을 골랐다.

청소 당일의 묘한 불편함

청소 당일, 두 명의 작업자분이 오셨다. 아침 9시쯤 오셨는데, 생각보다 장비가 꽤 컸다. 고압 세척기 같은 것도 있고, 세제 냄새가 베란다에 가득 찼다. 나는 거실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창틀 긁는 소리가 쇠로 된 주걱처럼 들릴 때마다 심장이 쫄깃했다. 혹시 유리창이 깨지지는 않을까, 아니면 아래층으로 물이 너무 많이 흘러내리지는 않을까 별별 걱정이 다 들었다. 작업자분들은 익숙하게 움직이셨지만, 내 집에서 남들이 내 구역을 건드리는 건 왠지 모르게 계속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특히 창틀 틈새에 끼어있던 묵은 먼지들이 밖으로 튀어 나가는 걸 보면서 ‘저거 아랫집 빨래에 묻는 거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중간에 간식으로 커피를 드렸는데, 괜히 드렸나 싶기도 하고 안 드리면 또 눈치 보일 것 같아 복잡했다.

정말 깨끗해지긴 했지만

3시간 정도 지나니 끝났다고 하셨다. 확실히 내가 물티슈로 닦던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샷시가 새것처럼 반짝거렸다. 유리창도 투명해져서 밖이 훨씬 잘 보였다. 18만 원이라는 돈이 아깝지 않으려나 싶었는데, 결과물을 보니 마음은 편해졌다. 하지만 청소가 끝나고 짐을 챙겨 나가시는 뒷모습을 보는데,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았다. 창틀은 깨끗해졌지만, 그 과정에서 소음과 약간의 불편함, 그리고 ‘이걸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달만 지나도 다시 먼지는 쌓일 텐데, 그럼 또 18만 원을 내고 업체를 불러야 하는 걸까? 결국 청소라는 게 끝이 없는 노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구석이 조금 허전했다. 내일이면 또 창틀에 먼지가 앉겠지. 이런 게 사람 사는 거겠지만, 오늘만큼은 그냥 창문을 닫아두고 싶다.

댓글 3
  • 샷시 구석진 곳에 찌든 때가 정말 만만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꼼꼼하게 닦아내려고 보니 손목이 많이 아팠거든요.

  • 고압 세척기 소리 들으면서 진짜 심장이 내려갔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신경 쓰이는 부분들이 많았죠.

  • 유리창 탈거 비용 때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꼼꼼하게 일처리를 하시는 분들이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