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저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던 원룸
사실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조금 창피하기도 하지만, 그냥 기억을 잊기 전에 남겨두고 싶어졌다. 몇 달 전 천안으로 이사를 가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내가 살던 원룸 상태는 정말이지 말로 하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었다. 직장 문제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배달 음식 용기를 제때 치우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처음에는 ‘주말에 날 잡고 치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 ‘날’은 영원히 오지 않았다. 일주일이 이주일이 되고, 나중에는 현관문을 열면 발 디딜 틈조차 없어서 옆으로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 느꼈던 막막함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업체 가격 확인하고 고민했던 시간들
결국 청소업체에 연락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인터넷에 ‘천안쓰레기집청소’라고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업체가 정말 많았다. 대충 가격대를 확인해보니 원룸 기준으로 보통 3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를 부르는 곳이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이렇게 큰돈을 들여야 하나’ 싶어서 며칠을 더 방치했다. 그런데 막상 퇴거일은 다가오고, 집주인에게 연락도 와야 하는 상황이 되니 마음이 급해졌다. 저렴한 곳을 찾아 몇 군데 전화를 돌려봤는데, 현장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는 곳도 있고 그냥 평수만 듣고 대략적인 비용을 말해주는 곳도 있었다. 결국은 너무 싼 곳보다는 그래도 후기가 좀 있는 곳으로 골랐는데, 이게 잘한 선택인지 아닌지는 끝까지 확신이 안 섰다.
작업 당일, 문 앞에서 얼어붙었던 나
청소 업체 사장님이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셨다. 문을 열어드리는 순간, 밖에서 안으로 훅 끼쳐 나오는 그 냄새 때문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사장님은 익숙하다는 듯이 마스크를 고쳐 쓰시고는 바로 쓰레기 봉투를 들고 들어오셨다. 내가 옆에서 뭘 도와드릴까요, 물어봐도 ‘그냥 밖에 나가 계시는 게 낫습니다’라고 하시더라. 아마 내 꼴을 보는 게 더 방해된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한 4시간 정도 걸렸을까. 좁은 원룸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20년째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예수선교협회 같은 곳에서 이런 활동을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거기 나오는 분들이 겪는 고립감이 이런 건가 싶기도 했다.
비어버린 공간을 보며 드는 묘한 기분
청소가 다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을 때, 정말 낯선 공간이 되어 있었다. 원래 바닥 색깔이 이런 색이었나 싶을 정도로 깨끗해진 바닥을 보는데, 기분이 좋기보다는 되게 공허했다. 짐이 다 빠지고 나니 원룸이 이렇게나 좁았나 싶기도 하고. 사장님은 생각보다 쓰레기 양이 많았다며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건네셨는데, 나는 그저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퇴거 청소 비용으로 약 45만 원 정도를 지불했는데, 이게 싼 건지 비싼 건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혼자서 끙끙 앓으며 스트레스를 받던 시간에 비하면, 전문가의 손길이 닿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나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생각들
다시는 이런 일을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또 사는 게 바쁘다 보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문제를 넘어서, 당시 내가 왜 그렇게까지 방을 망가뜨리며 살았는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찾지 못했다. 그냥 그날의 퀴퀴한 냄새와 청소 업체 사장님의 묵묵하던 뒷모습만 기억에 남는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문제가 커지기 전에 도움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또 얼마나 필요한지였다. 이제는 이사를 온 새집에서 그래도 조금씩은 정리하며 살려고 노력 중이다. 다만, 가끔 퇴근하고 피곤할 때마다 그때의 방 상태가 떠올라 덜컥 겁이 날 때가 있다.
그 냄새 때문에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 정말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순간들이 얼마나 괴로운지 알 것 같아요.
천안 쓰레기 문제 정말 공감되네요. 제가 이사 갈 때도 비슷한 고민 엄청 했거든요. 정리하는 것 자체가 너무 막막해서요.
좁은 방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정말 공감되네요. 지금 이사를 하면서 정리하는 게 생각보다 훨씬 힘든 것 같아요.
깨끗해진 공간을 보니, 제가 막 이사 왔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