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이상한 벌레가 나와서 고민하던 날

화장실에서 이상한 벌레가 나와서 고민하던 날

며칠 전부터 화장실에서 자꾸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벌레가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한두 마리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샤워하고 나오는데 타일 벽면에 붙어 있는 걸 보고 휴지로 급하게 닦아내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다음 날 거실 복도 쪽에서 또 한 마리가 기어 다니는 걸 발견했을 때는 정말 기분이 묘했다. 이게 도대체 어디서부터 들어오는 건지, 하수구 문제인지 아니면 창틀 때문인지 알 수가 없으니까 답답하기만 했다. 예전에 어디서 봤던 화상벌레 비슷한 건가 싶어서 덜컥 겁부터 났다. 검색을 해봐도 다들 살충제를 쓰라거나 업체 부르라는 말뿐이라 딱히 속 시원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청소업체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순간

결국 고민 끝에 화장실 청소랑 방역을 해주는 업체를 찾아봤다. 내가 직접 구석구석 닦아내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었고, 무엇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레들이 서식하는 건 아닐까 하는 찝찝함이 가시질 않았다. 비용을 알아보니 보통 10만 원에서 20만 원대 사이가 일반적인 것 같았다. 사실 이 돈이면 차라리 직접 도구 사서 열심히 닦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했다. 예전에 화성 궁평항 같은 곳 갔을 때 화장실이 정말 깨끗해서 놀랐던 적이 있는데, 거기는 국가어항으로 지정돼서 관리가 잘 된다고 하더라. 공공시설도 이렇게까지 관리하는데 내 집 화장실을 이대로 방치해도 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엉뚱한 곳만 계속 닦고 있는 내 모습

업체 부르려다 말고 일단 다이소에서 독한 세제랑 줄눈 청소 솔을 사서 며칠을 매달렸다. 화장실 바닥 타일 사이사이를 칫솔로 벅벅 문질렀다. 사실 벌레랑 바닥 청소가 무슨 상관인가 싶긴 한데, 왠지 깨끗해지면 벌레가 안 올 것 같은 그런 기분 때문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거의 한 시간 넘게 매달렸는데, 정작 벌레가 나오는 하수구 입구는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했다. 나중에는 이게 대체 무슨 짓인가 싶었다. 전문적인 장비도 없이 락스 냄새만 가득 맡으면서 헛고생하는 건 아닐까.

청소업체 후기를 찾아보다 든 의구심

블로그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후기들을 보면 다들 드라마틱하게 깨끗해졌다는 이야기뿐이다. 하지만 막상 내가 부르려고 하니 혹시나 눈에 보이는 곳만 대충 닦고 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10만 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2시간 정도 작업한다고 하던데, 과연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청소한 뒤에 벌레가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게 가장 걸린다. 어차피 벌레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걸 수도 있는데, 청소업체가 그걸 다 막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결론 없는 화장실 고민

결국 업체 예약은 하지 않았다. 대신 하수구 덮개를 조금 더 촘촘한 것으로 바꿨다. 가격은 만 원도 안 했다.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 정도로 타협하기로 했다. 사실 그 벌레가 다시 나오면 그때는 정말 청소업체를 부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매일 밤 화장실 들어갈 때마다 긴장하는 내 모습이 조금 우습기도 하다. 깔끔하게 해결된 건 아니지만 일단은 이 정도에서 멈추기로 했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조금 더 자주 화장실 환기를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것만으로 벌레가 사라질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나중에 더 심해지면 그때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댓글 1
  •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고민을 정말 잘 알아요. 깨끗한 화장실에 대한 기대만큼 걱정도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