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비염 때문에
며칠 전부터 자고 일어나면 코가 꽉 막혀서 숨을 제대로 쉬기가 힘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환절기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증상이 한 달이 넘어가니 도저히 안 되겠더라. 약을 먹어도 그때뿐이고, 침대에만 누우면 눈이 가렵고 재채기가 멈추질 않으니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었다. 병원에서는 집먼지진드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던데, 사실 방을 아무리 닦아도 눈에 보이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다이소에서 산 룸탈취제와 벼룩살충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이소에 가서 룸탈취제랑 이것저것 뿌리는 살충제를 사 왔다. 벼룩이나 옴진드기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온몸이 간지러운 기분이 들어서다. 사실 벼룩이 정말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혼자 상상력이 과해진 것 같다. 제품 몇 개를 사는데 2만 원도 안 들었지만, 이걸 뿌리고 닦아내는 과정이 더 고역이었다.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다 열어놓아도 눅눅한 공기가 집 안을 맴도는 느낌은 가시질 않더라. 오히려 약 냄새랑 습기가 섞여서 머리만 더 아픈 것 같았다.
청소업체를 알아보다 마주한 현실
결국 부산 지역에 있는 거주청소 업체를 몇 군데 검색해봤다. 가격대가 보통 20평형대 기준으로 30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부르더라. 그냥 내가 좀 더 고생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베란다 구석에 핀 곰팡이랑 샷시 틈새에 낀 먼지를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특히 베란다 쪽은 습기가 차서 그런지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저걸 다 내가 긁어낸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손목이 시큰거리는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은 직접 다 셀프로 한다던데, 나는 대체 왜 이렇게 게으른 건지 아니면 몸이 약한 건지 모르겠다.
톱가슴머리대장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다가 톱가슴머리대장이라는 벌레 이야기를 봤다. 곡물에서 나온다는데, 혹시 우리 집 주방 찬장에도 있는 건 아닐까 해서 싹 다 뒤집어엎어 봤다. 다행히 벌레는 없었지만, 유통기한 지난 밀가루랑 봉지들을 버리다 보니 쓰레기 양이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곰팡이가 살짝 핀 양념통도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도 ‘나중에 쓰겠지’ 하고 놔둔 나 자신이 너무 싫었다. 이걸 다 버리는 데만 3시간이 걸렸다. 집이 깨끗해지기는커녕 더 어질러진 것 같아서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결정한 것
결국 청소업체를 부르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단순히 청소 때문이 아니라, 내 비염이 이 집 환경 탓이라는 걸 인정하기 싫으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 같다. 예약 대기가 보통 2주 정도는 된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일단 전화를 해볼 생각이다. 물론 예약금을 내고 나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길지도 모른다. 업체가 온다고 해서 정말 내 비염이 나을까? 비용만큼 효과가 있을까? 아니면 또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일단 저지르고 나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기도 하고, 막상 돈을 쓰려니 아까운 마음도 여전하다. 이 눅눅하고 갑갑한 상태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오늘 밤도 잠들기는 틀린 것 같다.
밀가루 뒤집어엎는 과정이 너무 공감되네요. 제가 생각하는 것도 비슷했는데, 실제로 정리하다가 쓰레기 양에 깜짝 놀라셨다는 점이 와닿았어요.
청소업체 연락을 고려하는 모습이 이해가 되네요. 오래된 비염 때문에 환경적인 요인이 의심되는 것 같아, 결국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결론은 합리적일 것 같아요.
방 청소 업체 연락하는 거,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좀처럼 쉽게 결정 못하거든요. 곰팡이 발견하고 버리는 게 오히려 더 많은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베란다 습기로부터 오는 곰팡이 때문에 정말 답답하셨겠어요. 저도 습한 환경에 약해서 비슷한 경험이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