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휴지통 하나 바꾸는 게 뭐라고 이렇게 고민을 했는지

화장실 휴지통 하나 바꾸는 게 뭐라고 이렇게 고민을 했는지

센서 휴지통을 사기로 마음먹은 날

거실에 있던 쓰레기통을 화장실로 옮기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 같다. 예전에는 그냥 저렴한 페달 휴지통을 썼는데, 이게 생각해보니 위생적으로 너무 별로였다. 발로 밟는 그 지점부터 이미 손이 자주 가는 곳인데, 물이 튀거나 하면 닦기도 귀찮고 무엇보다 뚜껑이 열릴 때마다 왠지 모를 찝찝함이 밀려왔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가구 배치를 다시 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요새 많이들 쓴다는 자동센서 휴지통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올리자동센서휴지통이라는 걸 많이 본 것 같은데, 사실 이게 제품명이 정확히 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저렴한 것부터 꽤 가격대가 있는 5~6만 원대 제품까지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닫히지 않는 뚜껑 때문에 겪은 소동

결국 고민 끝에 디자인이 깔끔해 보이는 걸로 하나 주문했는데, 택배를 받자마자 느낀 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이었다. 화장실 구석에 두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처음엔 당황했다. 건전지를 넣고 작동을 시켜보니, 처음에는 인식이 아주 잘 됐다. 그런데 이게 문제다. 화장실 변기 바로 옆에 두었더니, 내가 앉아서 휴지를 쓰려고만 하면 뚜껑이 지 혼자 스르르 열리는 거다. 볼일을 보다가 실수로 근처에 손만 지나가도 열리고, 심지어는 샤워를 하고 나올 때 습기 때문인지 감지기가 오작동을 해서 하루 종일 뚜껑이 열려 있는 날도 있었다. 컵살균기도 옆에 같이 두었는데, 혹시 전자파 때문인가 싶어 위치를 계속 바꿔보느라 반나절을 보냈다.

여전히 고민인 폐쇄형의 딜레마

자동센서가 편리하긴 한데, 이게 매번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좁은 화장실 안에서는 꽤 크게 들린다. 밤에 화장실에 갈 때면 ‘철컥’ 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괜히 신경이 쓰인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뚜껑 없는 게 제일 편하다고 하던데, 사실 그 말도 맞는 것 같다. 냄새 때문에 고민해서 산 건데, 오히려 센서가 고장 나서 안 닫히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만 더 커진 기분이다. 가격은 3만 8천 원 정도였는데, 이 돈이면 그냥 일반적인 스테인리스 페달형으로 몇 번을 바꿨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뚜껑을 손으로 안 만져도 된다는 점 하나는 확실히 좋다. 예전에 쓰던 한일쓰레기통 같은 기본 모델보다야 확실히 위생적인 느낌은 든다.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숙제가 된 기분

요즘은 이 휴지통 안에 들어갈 규격 봉투를 찾는 게 또 일이다. 마트에서 파는 봉투가 딱 맞지 않으면 안쪽에서 쭈글쭈글하게 튀어나와서 미관을 해친다. 남편은 그냥 적당히 큰 거 쓰면 안 되냐고 하지만, 나는 그게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지 모르겠다. 야외용 재떨이나 재활용 분리수거함 같은 건 대충 써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실내에서 매일 마주하는 물건은 의외로 신경 쓸 게 너무 많다. 특히 화장실은 습한 곳이라 그런지, 센서 근처에 물방울이 맺히면 인식이 먹통이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마른 걸레로 닦아주는데, 이럴 거면 왜 센서형을 샀나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

결국에는 적응의 문제인 것 같다. 쓰레기통이라는 게 거창한 가전제품도 아니고, 그냥 쓰레기를 담는 통일 뿐인데 나는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걸까. 반포장이사를 할 때 이 휴지통을 들고 올지 말지 고민했던 게 생각난다. 당시 이삿짐 센터 아저씨가 이걸 보더니 요즘은 이런 거 안 쓰는 집도 많다고 하셨던 게 기억난다. 확실히 수동식은 고장이 안 나니까 마음은 편했다. 지금은 그냥 고장 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쓰고 있다. 뚜껑이 열릴 때마다 왠지 미묘하게 배터리가 닳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지만, 이미 자리를 잡았으니 한동안은 그냥 써야 할 것 같다. 다음에 또 휴지통을 사야 한다면, 그때는 센서고 뭐고 그냥 가장 투박하고 고장 안 나는 단순한 구조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댓글 3
  • 센서 때문에 습기에도 잘 작동하는지 궁금하네요. 특히 화장실처럼 물이 자주 닿는 곳은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 자동센서가 잘 작동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불편해졌네요. 특히 변기 옆에 두었을 때 문제가 생겨서 답답했을 것 같아요.

  • 정말 공감되네요. 제가 전에 비슷한 문제 때문에 고민했던 경험이 있는데, 너무 완벽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불편함을 더 느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