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 댁을 비우며 마주한 것들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정리하면서 제일 먼저 막막했던 건 장롱이었다. 그냥 나무 덩어리일 뿐인데 이게 왜 이렇게 무거운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가구 사면 평생 쓰는 거라고 하셨는데, 막상 버리려고 보니 이게 그냥 나무도 아니고 문짝은 유리도 붙어있고 손잡이는 쇠붙이라 분리배출 하기도 참 애매했다. 처음에는 동사무소 홈페이지 들어가서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출력하려고 했다. 근데 품목 선택에서부터 막히더라. ‘폐목재’라고 되어있긴 한데, 이게 크기가 너무 커서 도저히 내가 밖으로 끄집어낼 엄두가 안 났다.
주민센터 스티커와 트럭의 유혹
결국 스티커만 붙여놓고 기다리면 알아서 가져가는 시스템인 건 알겠는데, 문 앞까지 옮기는 게 일이었다. 지난번에 옆집에서 냉장고 버릴 때는 폐가전 방문수거 서비스를 불러서 편하게 해결했다던데, 가구는 그런 서비스가 없으니 답답했다. 검색해보니 폐목재 처리 비용도 꽤나 천차만별이었다. 대충 톤당 비용으로 계산하는 곳도 있고, 그냥 와서 보고 부르는 게 값인 곳도 있었다. 결국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니 동네에서 자주 보이는 폐기물 차 번호를 하나 알려주더라. 그냥 스티커 붙여서 내놓는 게 제일 저렴하다는 건 알지만, 그 노동력을 생각하면 돈을 좀 더 쓰는 게 나을까 싶어 고민이 길어졌다.
집 앞에 쌓아둔 나무들의 무게
결국 업체를 부르기로 마음먹었는데, 당장 오늘 와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다들 일주일 정도는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장롱 세 짝을 다 분해해서 거실에 눕혀뒀다. 이게 거실을 다 차지하고 있으니까 집이 아니라 무슨 창고가 된 기분이었다. 가구라는 게 참 이상하다. 새로 살 때는 배송비 아까운 줄 모르고 샀는데, 버릴 때는 이 폐목재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싶어 몇 만 원, 몇 십만 원이 오가는 게 너무 크게 느껴진다. 폐기물 처리 기사님 말씀으로는 요즘은 폐목재도 그냥 버리지 않고 연료로 쓰거나 재활용하는 방식이 많아서 예전처럼 아무 데나 버리면 큰일 난다고 하셨다.
예상보다 길어진 대기 시간과 잔여물들
약속한 시간이 되어 기사님이 오셨는데, 생각보다 작업은 금방 끝났다. 15분 정도 걸렸나? 그래도 10만 원 넘게 나가는 돈을 보면서 속이 좀 쓰린 건 어쩔 수 없었다. 직접 스티커 붙여서 내놓았으면 2만 원도 안 들었을 텐데 싶다가도, 허리 나가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합리화했다. 다만, 가구 밑에 숨어있던 먼지랑 가구 조각들이 바닥에 그대로 남은 걸 보니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폐기물 처리가 끝나도 집이 바로 깨끗해지는 건 아니더라. 어차피 이사 청소 업체도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이럴 거면 그냥 한꺼번에 맡길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결국 다 버리지 못한 것들
장롱은 치웠는데, 베란다 구석에 있던 작은 나무 선반들은 또 애매해졌다. 이것까지 돈 주고 처리하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다시 스티커 붙여서 내놓으려니 이미 몸이 너무 힘들었다. 그냥 일단 구석에 밀어두고 오늘은 그만하기로 했다. 다 버리고 나면 속 시원할 줄 알았는데, 막상 빈자리를 보니 좀 허전하기도 하고. 이 많은 것들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사라지는 건지, 단순히 비용 문제인지 아니면 환경 문제인지까지 생각하기엔 내가 너무 지쳐버렸다. 그냥 내일은 분리수거함에 넣을 수 있는 작은 것들이나 마저 정리해야지.
나무 선반들을 생각하면, 비슷한 물건들이 다른 집에서도 그렇더라구요.
목재 종류별로 무게 차이가 얼마나 나는 건지 궁금하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요.
결국 톤당 비용 생각하면 좀 부담되긴 했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때는 버려지는 물건의 양을 조금씩 나눠서 처리하는 방법을 찾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