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솔직히 내가 직접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이번에 이사하는 집이 평수가 아주 큰 것도 아니고, 원룸보다는 조금 크지만 대단지 아파트도 아니니까 주말 이틀 정도만 투자하면 충분히 깨끗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순진하게 믿었던 것 같다. 짐 옮기기 전에 도배랑 장판만 새로 하고 들어가면 나머지는 그냥 물걸레로 쓱쓱 닦고 창틀은 다이소에서 산 솔로 문지르면 그만일 거라 생각했다. 근데 막상 잔금을 치르고 열쇠를 받아 들고 들어간 날, 마음이 싹 바뀌었다.
공사 현장이 따로 없던 거실과 주방의 상태
문을 열자마자 확 끼치는 냄새가 있었다. 새집 냄새라고 하기엔 좀 더 텁텁하고 미세한 가루 같은 게 날리는 기분이었다. 분명히 청소 한번 했다고 들었는데, 싱크대 하부장을 열어보니 톱밥 가루가 그대로였다. 이걸 보고 나니 내가 정말 이걸 직접 다 닦아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졌다. 예전에 누군가 입주 청소 업체 부르는 비용이 평당 얼마씩 한다고 했을 때 그냥 돈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네이버 지도를 켜고 주변 업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었다. 저렴한 곳은 2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데, 좀 괜찮다 싶으면 4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이 차이가 도대체 뭘까 싶어서 한참을 들여다봤다.
창틀과 벽면까지 손대기엔 역부족이었다
거실 창틀을 쓱 만져봤는데 검은 먼지가 손가락에 묻어나는 걸 보고 나니 더 이상 망설일 수가 없었다. 예전에 친구가 자취할 때 원룸 청소 업체 불렀다가 제대로 안 해줘서 다시 자기가 닦았다는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다. 단순히 겉만 닦는 게 아니라 전문 장비로 흡입하고 닦아내야 하는 게 맞나 싶어 고민이 길어졌다. 사실 돈도 돈이지만, 사람이 들어와서 꼼꼼하게 봐주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았다. 어떤 곳은 세 명씩 온다는데 어떤 곳은 혼자 온다고 하고, 소요 시간도 업체마다 제각각이라 고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숙제였다.
상담하면서 든 묘한 불안감과 현실적인 타협
몇 군데 전화를 돌려보았다. 어떤 사장님은 아주 자신 있게 벽지 먼지까지 다 털어낸다고 하셨는데, 목소리에서 너무 장사꾼 느낌이 나서 오히려 불안했다. 또 다른 곳은 전주에서 입주청소 좀 한다고 소문난 곳이라는데, 예약이 꽉 차서 내가 원하는 날짜에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했다. 가전 제품 살 때 LG전자 베스트샵 매니저가 해주는 그런 체계적인 서비스랑은 차원이 다른 영역인 것 같다. 이사 들어가는 게 이렇게 사람을 지치게 만들 줄이야. 결국 적당한 가격대에 평점 적당히 좋은 곳을 골랐는데, 사실 지금도 이 업체가 정말 잘하는 곳인지는 모르겠다.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까 봐 생기는 걱정
내일 아침 일찍 오시기로 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수준으로 깨끗해질지 아직도 의문이다. 사실 직접 닦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 쌓인 분진은 끝도 없을 것 같고, 그냥 마음 편하게 전문가한테 맡기고 나는 그동안 밀린 짐 정리나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청소가 끝나고 나서도 창틀 구석에 먼지가 그대로 있다면, 그때는 내가 다시 장갑을 끼고 닦아야겠지. 그런 상황이 오면 진짜 허탈할 것 같지만, 그래도 일단은 사람을 믿어보기로 했다.
청소가 끝난 뒤를 생각하며
내일 당장 이삿짐이 들어오는데, 오늘 밤에 잠이 올지 모르겠다. 이사가 다 끝나고 나면 청소업체를 부른 게 신의 한 수였는지 아니면 그냥 돈 낭비였는지 바로 답이 나오겠지. 결과가 어떨지 사실 조금 무섭기도 하다. 너무 비싸게 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반대로 너무 싼 곳을 골라서 대충 하고 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차피 벌어진 일인데 그냥 내일 무사히 잘 마무리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제 짐 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