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해보려던 야무진 생각은 첫날 무너졌다
이사 날짜가 잡히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돈 아껴야지’였다. 요즘 물가도 그렇고, 인건비가 워낙 비싸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굳이 사람까지 써야 하나 싶었다. 문정동에 있는 18평 남짓한 아파트라 금방 할 줄 알았다. 퇴근하고 오후 7시쯤 들어가서 주말까지 며칠 잡으면 충분히 혼자서도 새집 느낌이 날 거라 믿었던 것 같다. 멍청한 생각이었다. 첫날 주방 후드 기름때를 보고 바로 멈췄다. 이게 그냥 닦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더라. 끈적거리는 그 느낌이 손에 묻으니까 짜증이 확 올라오는데, 도저히 엄두가 안 났다. 가격을 대충 검색해 보니 20만 원에서 40만 원대 사이로 업체마다 부르는 게 값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업체를 정하는 과정이 사실 더 피곤했다
결국 청소업체를 부르기로 마음먹고 여기저기 찾아보기 시작했다. 강원도나 부산처럼 지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서울 쪽은 정말 업체가 너무 많아서 고르는 게 일이었다. ‘새집느낌’ 같은 곳도 보이고, 케어넥스처럼 뭔가 전문성을 강조하는 큰 업체들도 보였다. 그런데 막상 전화를 해보면 상담원마다 말이 조금씩 달랐다. ‘입주청소 시간은 보통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어떤 곳은 ‘우리는 무조건 팀장급이 들어가서 7시간은 꼼꼼하게 한다’고 하고, 또 다른 곳은 ‘빠르게 4시간이면 끝난다’고 하더라. 뭐가 맞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적당히 평점 좋아 보이는 곳에 연락해서 날짜를 맞췄다. 예약금까지 걸고 나니까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이긴 했는데, 그래도 당일에 잘해줄까 싶은 불안함은 어쩔 수 없었다.
청소 당일, 문 앞에 서서 고민했던 시간들
이사 당일 아침에 업체 직원분들이 오셨을 때, 솔직히 문을 열어주고 나니 내가 거기 계속 있어야 하나 싶었다. 괜히 옆에서 보고 있으면 일하는 사람들도 불편할 것 같고, 그렇다고 완전히 자리를 비우자니 제대로 하는지 확인할 길이 없고. 고민하다가 그냥 근처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생각해보면 참 웃긴 노릇이다. 몇 시간 동안 커피 마시면서 ‘지금쯤 화장실을 하고 있을까’ 싶어서 안절부절못했다. 중간에 한 번 들러보니 거실 창틀 먼지를 닦고 계셨는데, 내가 혼자 끙끙댔던 그 기름때 묻은 주방이 벌써 말끔해져 있는 걸 보니 돈 쓴 보람은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정도면 나도 했어야 하나’ 하는 본전 생각이 아주 안 든 건 아니다.
생각보다 꼼꼼하지 않았던 구석들
저녁 늦게 검수를 하러 들어갔을 때의 기분은 묘했다. 전반적으로는 깨끗했다. 처음 들어왔을 때의 그 퀘퀘한 냄새도 거의 사라졌고, 바닥도 반질반질했다. 그런데 디테일한 부분을 보니까 또 아쉬운 점이 보였다. 신축 아파트도 아닌데 구석진 곳에 곰팡이가 살짝 남아있거나, 배수구 트랩 안쪽은 손대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걸 다시 해달라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그냥 ‘아, 그냥 내가 살면서 조금씩 닦자’ 하고 넘겼다. 업체 입장에서는 작업 범위를 넘어서는 거였을 수도 있겠지만, 돈을 주고 맡긴 입장에서는 그런 사소한 부분이 계속 눈에 밟혔다. 건물관리 플랫폼이니 뭐니 거창한 홍보 문구들이 많지만, 결국은 그날 현장에 온 사람의 손길에 달린 문제 같았다.
다시 돌아간다면 또 부를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고민이 된다. 다음번에 또 이사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확실하게 견적을 내보고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을 찾을 것 같다. 이번에는 너무 급하게 하느라 제대로 비교도 못 해본 게 아쉽다. 청소업체들이 보통 수의계약이나 제한경쟁입찰 같은 복잡한 이야기도 하지만, 개인 소비자한테는 그런 게 다 의미 없는 것 같다. 그냥 ‘얼마나 내 집처럼 꼼꼼하게 봐주느냐’가 핵심인데, 그걸 미리 알 방법이 없으니 다들 운에 맡기는 거겠지. 입주청소가 끝난 후 짐을 다 들여놓으니 결국 먼지는 다시 쌓였고, 청소 전후의 드라마틱한 차이는 이삿짐에 가려져 희미해졌다. 아마 다음번에 이사를 가도 난 또 업체를 부를 것 같다. 내가 직접 하기엔 이제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까.
저는 신축 아파트 냄새가 나는 걸 엄청 싫어하는데, 퀘퀘한 냄새가 거의 사라졌다는 게 정말 좋네요.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직원 지켜보는 거, 정말 공감해요. 완벽하게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변화가 와서 기분이 좋았을 법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