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 당일 아침에 마주한 현실
결국 업체를 불렀다. 사실 처음에는 나 혼자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원룸이라 해봐야 얼마나 되겠나 싶었으니까. 지난주 토요일, 짐을 다 빼고 텅 빈 방을 마주했을 때 그제야 깨달았다. 창틀에 낀 묵은 먼지랑 화장실 타일 사이의 곰팡이는 내가 다이소에서 산 솔 하나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었다는 걸. 급하게 성동구 근처 이사청소 업체를 찾았다. 다산동이나 자양동 쪽 업체들까지 훑어봤는데, 가격대가 평당으로 계산하는 곳도 있고 그냥 원룸은 일괄적으로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부르는 곳도 있었다. 결국 리뷰가 제일 무난해 보이는 곳으로 결정했는데, 예약 잡는 것도 주말이라 그런지 쉽지 않았다. 다행히 평일 오전으로 시간을 맞춰서 겨우 들어오기로 했다.
청소업체 방문과 묘한 긴장감
아침 8시 반, 벨이 울렸다. 세 분이 오셨는데 장비 가방을 들고 들어오시는 모습이 뭔가 든든하면서도 한편으론 낯설었다. 내가 살던 곳에 낯선 사람들이 들어와서 구석구석을 살피는 게 생각보다 기분이 묘하다. ‘여기는 좀 더 닦아주세요’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그냥 두기엔 내심 찜찜하고. 작업하시는 동안 나는 근처 카페에 나가 있기로 했다. 그 시간이 정확히 4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원래는 3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화장실이랑 주방 기름때 제거하는 데 시간이 좀 더 소요됐다고 하셨다.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마시며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데, 사실 속으로는 ‘정말 깨끗하게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결과물을 보고 느낀 복잡한 마음
돌아와서 현관문을 열었을 때, 확실히 공기가 다르긴 했다. 새집 냄새라기보다는 약간 독한 세제 냄새가 섞인 쾌적함? 창틀을 손으로 쓱 훑어봤는데 먼지가 묻어나지 않는 걸 보고는 안도했다. 그런데 화장실 거울 아래쪽, 그러니까 실리콘 부분은 완벽하지 않았다.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는 건가’ 싶어서 그냥 넘어갔다. 사실 업체 직원분들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100% 만족을 기대하는 게 욕심일 수도 있겠지. 강동구 쪽에서 오셨다는 분들이었는데, 꼼꼼하게 봐주신 건 감사하지만 내가 직접 했을 때의 그 집착 어린 완벽함과는 조금 결이 달랐다. 돈은 18만 원을 지불했다. 이게 싼 건지 비싼 건지 솔직히 감이 잘 안 온다.
예상치 못한 부가적인 문제들
청소를 다 하고 나니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바닥이 너무 매끄러워서 내가 가져온 가구들을 배치할 때 자꾸 미끄러지는 거다. 전에 살던 사람이 남겨둔 건지, 청소하면서 약품을 쓴 건지 아무튼 맨발로 다니기엔 약간 끈적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다이소에 다시 가서 바닥 닦는 세정제를 사서 내가 한 번 더 닦았다. 이럴 거면 왜 불렀나 싶다가도, 묵은 먼지를 제거해준 덕분에 내가 하는 작업이 훨씬 수월해졌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아, 그리고 요즘 약국에서 약포지나 투약병 같은 것도 구하기 힘들다는 뉴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세상에 이제는 당연한 서비스란 게 없는 것 같다. 내가 청소를 맡기든, 약국에서 물건을 구하든 다 사람 손을 거쳐야 하는 일이라 생각보다 변수가 많다.
정리되지 않은 의문
이사 청소를 마치고 짐을 다 정리하고 나니 밤이 깊었다. 사실 청소 업체가 해준 것보다 내가 짐 정리하면서 다시 닦아낸 면적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다음에 또 이사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그냥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그냥 사람을 부르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까? 지금도 잘 모르겠다. 은평이나 성북구 쪽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다들 업체마다 복불복이라고 하니, 다음에도 아마 운에 맡기고 또 업체를 부를 것 같긴 하다. 완벽하게 청소된 집을 꿈꿨지만, 결국 내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쓸고 닦아야 마음이 놓이는 이 성격이 문제라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침대에 누웠는데도 창틀 먼지가 계속 눈에 밟힌다.
바닥이 미끄러운 문제 때문에 다시 세정제를 샀다니,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많네요. 덕분에 앞으로 이사할 때 바닥 상태를 꼭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핸드폰만 보는데, 혹시 그 4시간 30분 동안 청소 팀이 다른 집들도 청소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바닥 닦는 세정제 사서 한 번 더 닦는 게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네요.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