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라는 게 생각보다 참 귀찮다
며칠 전 뉴스에서 화성 궁평항이 국가어항 운영 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봤다. 시설물 보수나 가로등 개선도 잘 되어 있지만, 특히 화장실 청소 관리 같은 사소한 것들을 꾸준히 챙겨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했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걸 읽으면서 우리 집 화장실을 한번 슥 둘러보는데, 한숨부터 나왔다. 사실 거창한 청소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구석진 곳에 낀 곰팡이나 타일 사이의 물때는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이제는 거의 고착화된 느낌이다. 물을 많이 써서 청소하다 보니 칸막이 하단부도 점점 습기를 머금어 눅눅해지는 게 보인다. 예전에 어떤 업체 대표님이 인터뷰에서 화장실 칸막이가 썩으면 문짝까지 떨어진다고 겁을 줬던 게 문득 생각났다.
청소업체를 검색하다가 멈춘 이유
한번 업체를 불러볼까 싶어 여기저기 알아봤다. 화장실 하나만 전문으로 해주는 곳은 생각보다 찾기 힘들었다. 보통은 입주 청소나 전체 패키지로 묶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화장실만 부분 청소하는 곳을 찾으려니 가격대가 10만 원에서 15만 원 선을 오갔다. 내가 직접 락스랑 솔 들고 고생하는 것보다 낫겠다 싶어 예약을 고민했는데, 막상 후기들을 보다 보니 또 마음이 복잡해졌다. 어떤 곳은 약품 냄새가 너무 심해서 며칠 동안 창문을 다 열어놔야 했다고 하고, 또 다른 곳은 생각보다 줄눈 사이에 낀 때를 완벽하게 지우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다. 무엇보다 외부 사람이 우리 집 화장실에 들어와서 물을 쓰고 청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왠지 모르게 좀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예약하고 시간을 맞추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또 다른 업무처럼 다가왔다.
시설 관리의 현실적인 어려움
궁평항 같은 공공장소는 정해진 인력이 매일 같이 관리하니까 깨끗한 게 당연하겠지만, 개인 주택이나 아파트는 그게 참 쉽지 않다. 사실 나도 처음엔 부지런을 떨면서 주말마다 욕실용 세제를 뿌리고 솔질을 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며칠 지나면 다시 분홍색 물때가 올라오고, 환풍기를 틀어놔도 습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으니 곰팡이는 귀신같이 자리를 잡는다. 얼마 전에는 화장실 문 하단부의 필름이 들떠서 그걸 붙여보겠다고 실리콘을 덧대기도 했다. 그런데 꼼꼼하게 바르지 못해서 오히려 더 지저분해졌다. 내가 들이는 시간과 노력 대비 결과물이 너무 초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 참 씁쓸하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세제를 쓴다고 하지만, 결국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이 지루한 반복은 내가 온전히 감당해야 할 몫인 것 같다.
굳이 완벽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어차피 매일 쓰는 공간인데, 모델 하우스처럼 유지하는 게 과연 현실적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깨끗하면 기분은 좋다. 하지만 청소업체를 불러서 한두 시간 반짝 깨끗하게 만드는 게 과연 나한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아마 청소하고 나간 다음 날부터 또 샴푸 거품이 튀고 물기가 고일 텐데 말이다. 결국은 내 성격이 문제인 것 같다. 적당히 타협하고 살면 될 것을, 왜 이렇게까지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화장실 관리에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예전에 친구가 청소년 쉼터 같은 곳에서 봉사활동하면서 화장실 상태에 대해 이야기해준 적이 있는데, 거기는 정말 관리의 사각지대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우리 집 화장실은 그래도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물도 잘 나오고, 타일도 깨진 곳 없으니 이 정도면 된 것 아닐까 하는 안일한 결론을 내려본다.
마무리가 되지 않는 화장실 고민
결국 업체를 부르는 대신 그냥 다이소에서 파는 2천 원짜리 곰팡이 제거 젤을 사 왔다. 튜브형으로 된 건데, 곰팡이 위에 슥 짜놓고 몇 시간 방치하면 된다고 해서 일단 사기는 했다. 그런데 이걸 정말 깔끔하게 닦아낼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다. 아마 오늘 저녁에 퇴근해서 보면 귀찮아서 또 미룰지도 모른다. 아니면 반쯤 하다가 말아서 젤 자국만 타일에 얼룩덜룩 남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청소가 안 된 화장실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무언가 해결하지 못하고 미뤄두고 있다는 그 찜찜한 감정을 더 견디기 힘들어하는지도 모른다. 내일은 또 다른 일이 생기겠지. 일단 지금은 그냥 닫혀 있는 화장실 문을 애써 외면하고 싶다.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은 이 느낌이 때로는 일상을 가장 피곤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