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뜬금없이 궁평항 기사가 눈에 들어온 이유
얼마 전에 인터넷 뉴스 보다가 화성 궁평항이 무슨 국가어항 운영관리 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봤다. 남방파제니 가로등 개선이니 하는 소리들 사이로 ‘화장실 청소관리’라는 문구가 눈에 확 띄더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말인데, 나는 그 글자를 보자마자 지난달에 있었던 일 때문에 흠칫 놀랐다. 사실 내가 직접 겪은 화상 사고가 자꾸 떠올라서 그랬던 거 같다. 뭐 거창한 사건은 아니지만,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아직도 손등이 화끈거리는 기분이다. 궁평항이 청소 관리를 잘해서 대상을 받았다는 게 참 대단하게 느껴지면서도, 왜 하필 나는 그 글자를 보고 사고 생각이 났는지 참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다.
수영장 청소와 자판기 오작동의 기억
사건의 발단은 얼마 전 새로 시작한 일터에서였다. 수영장 관리 쪽 업무인데, 정해진 근무 시간 외에도 수업 준비에 청소까지 정말 끝도 없이 시키는 곳이었다. 하루는 물걸레질을 하다가 지쳐서 잠깐 휴게 공간에 있는 커피 자판기로 달려갔다. 그날따라 땀을 많이 흘려서 당이 좀 당기기도 했고, 빨리 마시고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평소처럼 버튼을 눌렀는데, 기계가 갑자기 덜컥거리더니 컵이 놓이기도 전에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온 거다. 하필 내 손 쪽으로 방향이 틀어져서 그대로 쏟아졌다. 그때의 통증은 진짜 당황스러움과 섞여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위험함
내 부주의였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기계 오작동이라니. 손등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걸 보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때 옆에 있던 동료가 달려와서 찬물로 헹궈야 한다고 난리 치고, 급하게 근처 병원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대략 5만 원 정도 들었던 거 같은데, 회사에 말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내 돈으로 처리하고 말았다. 치료받는 동안은 진짜 아파서 며칠간은 제대로 손을 쓰지도 못했다. 기계 관리가 제대로 안 됐던 건데,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며칠 뒤에 다시 나가서 묵묵히 청소만 했다. 참 이상한 건, 그때 이후로 어딜 가든 기계 근처에만 가면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드는 버릇이 생겼다.
관리라는 말이 갖는 무거운 무게
궁평항 기사에서는 화장실 청소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쾌적하다는 칭찬이 가득했는데, 나는 왜 이런 기본적인 ‘관리’라는 게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고 누군가에게는 사고의 원인이 되는지 생각하게 됐다. 사실 시설물 관리라는 게 겉으로 보기엔 깨끗한 것 같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터지는 문제는 어쩔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항은 바다 옆이라 관리하기 더 힘들 텐데 대상을 받을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꼼꼼하게 챙기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물론 내가 겪은 건 아주 사소한 자판기 문제였지만, 한 번 사고를 겪고 나니 그런 쾌적함 뒤에 숨겨진 노고가 갑자기 무겁게 다가오는 것 같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찜찜함
여전히 그 자판기는 그대로 있을지 모르겠다. 어차피 이제는 그 공간 근처에도 안 가지만, 가끔 내가 일을 제대로 다 하고 나온 건지, 아니면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다가 억울하게 다치기만 한 건지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생기면 그냥 넘기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막상 현장에서는 또 똑같이 굴 것 같아 겁이 난다. 아무런 결론도 없이 그냥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어디 가서 뜨거운 커피 버튼 누를 때마다 살짝 망설이게 된다. 이게 나한테는 남은 가장 큰 변화랄까. 잘 모르겠다, 앞으로는 좀 더 조심하는 수밖에.
항상 자판기처럼 작은 문제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네요. 저는 손잡이가 잘 안 열려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
수영장 청소 후 자판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있으세요? 저도 비슷한 상황에서 큰일 날까봐 계속 긴장했었어요.